전체 글 (147) 썸네일형 리스트형 비가 원수가 되지 않게 하라 —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는 물 관리 - 비가 오지 않을 때 사람들은 하늘을 원망한다.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논밭은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다. 농작물은 타들어 가고 농민의 마음도 함께 메말라 간다. 그런데 그렇게 기다리던 비가 막상 내리기 시작하면 이번에는 또 다른 걱정이 시작된다. 하늘에서 물동이로 쏟아붓듯 비가 내리면서 하천은 넘치고, 도로는 물길이 되고, 집과 농경지가 물에 잠긴다. 비가 오지 않으면 가뭄이고, 비가 오면 홍수다. 이제 우리에게는 ‘비가 오느냐 오지 않느냐’보다 ‘내리는 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흘려보내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나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한다. 왜 우리는 매년 같은 일을 반복하는가. 가뭄이 심하면 저수지를 바라보며 물이 부족하다고 걱정하고, 장마철이 되면.. 뜨거운 여름날에 만난 친구 사람은 평생 몇 사람이나 진정한 인연을 만날 수 있을까. 세상에는 수십억 명의 사람이 살아가지만, 그 가운데 내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적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참으로 신비롭다. 불교에서는 전생의 인연이라 하고,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의 섭리라고 말한다. 유교에서는 덕이 있는 사람끼리 서로 끌린다고 하였다. 어느 말이 옳은지는 알 수 없지만, 살아보니 좋은 사람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삶이 오랜 시간 빚어낸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보는 눈도 조금씩 달라진다. 젊은 날에는 능력을 보았고, 성공을 보았고, 가진 것을 보았다. 그러나 이제는 말 한마디에서 그 사람의 품격을 보고, 눈빛에서 진심을 읽으며, 작은 배려에서 인생의 깊이를 느낀다. 사람은 화.. 무더위를 이기는 전략 한여름은 사람을 시험하는 계절이다. 아침부터 내리쬐는 햇볕은 대지를 달구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뜨거운 공기가 폐 속으로 밀려든다. 길가의 나무도 잎을 늘어뜨리고, 사람들은 그늘을 찾아 발걸음을 재촉한다. 예전에는 여름이 오면 냇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 둘러앉아 부채를 부치며 더위를 식혔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던 시절에는 더위를 견디는 지혜도 자연 속에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에어컨과 선풍기에 의존하면서도 오히려 더위를 더욱 힘들어하는 시대가 되었다. 무더위를 이기는 첫 번째 전략은 몸보다 마음을 먼저 다스리는 일이다. 같은 기온에서도 어떤 사람은 여유롭게 웃으며 하루를 보내고, 어떤 사람은 짜증과 불평으로 하루를 허비한다. 더위는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질서이지만, 그 더위를 받아.. 주민이 지키는 향토(鄕土)의 안전과 생명 주민이 지키는 향토(鄕土)의 안전과 생명거대한 자연재해 앞에 인간의 무력함을 탓하기 전에, 우리 마음속에 도사린 안일함과 비양심이 빚어낸 인재(人災)의 참상을 목도하며 분노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멀쩡하던 도심의 다리가 철근을 빼먹은 부실시공으로 인해 힘없이 주저앉고, 여름철 집중호우에 하천 둑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려 무고한 시민들이 지하차도에서 처참한 물벼락 사고를 당하는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무너진 콘크리트 잔해와 흙탕물 속에 잠긴 생명들의 절규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이 사회의 안전 시스템이 통째로 썩어 들어갔음을 증명하는 서글픈 타락의 증거입니다. 도대체 누구를 믿고 우리의 소중한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맡겨야 할지 알 수 없는 불신의 시대에, 화려한 행정의 구호는 아무런 .. 어머니 사랑과 AI 시대 창밖으로 쏟아지는 오월의 싱그러운 햇살이 온 누리를 비추는 오늘은, 세상의 모든 자녀가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되새기며 가슴 한편에 붉은 카네이션을 정성스럽게 달아드리는 참으로 복된 어버이날이자 우리 가슴 속의 영원한 등불인 어머니를 생각하게 하는 날입니다. 길가마다 가득하게 피어난 꽃향기는 우리로 하여금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가족이라는 이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삶의 거친 풍파(風波) 속에서도 묵묵히 버팀목이 되어주셨던 어머니의 굽은 등과 거친 손마디를 다시금 바라보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人工知能)이라는 거대한 디지털의 물결이 우리 삶의 깊숙한 곳까지 밀려들면서, 역설적이게도 가장 가까워야 할 모자(母子) 사이의 거리는 마치 닿을 수 없는 평행선처럼 .. 어머니 은혜와 어버이날의 의미 어느덧 달력 위에 붉은 글씨로 표시된 날, 우리는 다시 한 번 ‘어버이날’을 마주하게 되며, 그 이름 속에는 한때 ‘어머니날’로 불리던 시간의 흔적과 함께, 이 땅의 가족과 공동체가 지나온 따뜻한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느끼게 된다. 어머니날은 본래 한 사람의 희생과 사랑을 기리기 위한 날로 시작되었으나, 세월이 흐르며 아버지의 묵묵한 책임과 사랑까지 함께 품어야 한다는 공감 속에서 ‘어버이날’로 그 이름을 바꾸게 되었고, 이는 단순한 명칭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가 사랑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넓어지고 깊어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머니라는 존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나를 불러준 이름이며, 내가 아직 말도 하지 못하던 시절부터 이미 나의 울음과 숨결을 이해하고 품어주던 단 하나의 우주와도 같은.. 등나무와 마을공동체 연대 등나무는 처음부터 강한 식물이 아니다. 가느다란 줄기로 시작해 스스로 서지 못하고 주변의 나무나 기둥을 찾아 천천히 기대어 오른다. 바람이 불면 쉽게 흔들릴 것 같은 연약한 모습이지만, 그 안에는 포기하지 않는 생명의 의지가 담겨 있다. 혼자서는 부족하지만, 함께라면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등나무의 시작은 약함이 아니라 관계를 향한 첫 걸음이다. 등나무는 자라면서 하나의 줄기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여러 줄기가 서로를 감고 또 감으며 점점 더 굵어지고 단단해진다. 처음에는 느슨하게 얽히던 줄기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놓지 않게 된다. 그 얽힘은 억지로 묶인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연결이다. 그래서 그 구조는 쉽게 끊어지지 않는 힘을 갖게 된다. 이렇게 얽혀 자란 등나.. 내미는 손과 잡는 손의 힘 마을공동체 활동의 첫걸음은 손을 내미는 것이다. 이 단순한 문장은 생각보다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손을 내민다는 것은 먼저 다가가는 용기이며,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이고, 관계를 시작하려는 의지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시설이 있어도,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지 않으면 공동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결국 마을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그 시작은 아주 작은 손짓 하나에서 비롯된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가끔 따뜻한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어르신에게 다가가 짐을 들어주는 이웃, 넘어질 뻔한 아이를 붙잡아주는 낯선 손길, 그런 작은 순간들이 모여 마을의 온기를 만든다. 그 손길에는 계산이 없고 조건이 없다. 그저 함께 살아간다는 자연스러운 마음이 담겨 있을 뿐이다. 그래서 그 손길은 더욱 진실.. 경선의 끝, 원팀의 시작” “봄은 늘 분열과 화해의 경계 위에 서 있다. 꽃은 서로 다투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빛깔로 피어나지만, 인간의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선거의 계절이 오면, 말은 날카로워지고 마음은 갈라진다. 같은 길을 걷던 이들도 어느 순간 서로 다른 깃발 아래 서서 등을 돌린다. 그리고 그 갈라짐은 때로 꽃보다 오래 남는다. 요즘 6.3 지방선거 경선의 풍경을 바라보며, 나는 이 시대의 또 다른 얼굴을 본다. 이긴 사람과 진 사람이 나뉘고, 환호와 침묵이 교차한다.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고개를 떨군다.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과정이다. 경쟁은 선택을 낳고, 선택은 결과를 만든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경선이 끝난 뒤에도 마음의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경쟁이 아니라 분열이다. 이긴 사람은 더욱 .. 백운광장의 미래를 여는 벚꽃길의 서사(敍事) 진해(鎭海)의 군항제(軍港祭)가 한창이라는 소식이 전해오는 봄날이다. 꽃비가 내리는 그곳의 거리를 상상하며 함께 구경을 가자는 가까운 친구의 권유(勸誘)가 있었지만, 나는 내 몸의 건강 상태를 이유로 정중하게 사양(辭讓)했다. 아마도 그곳은 지금쯤 전국의 상춘객(賞春客)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을 것이다. 맑고 따뜻한 봄볕이 내리쬐는 창밖을 바라보며, 나는 멀리 진해의 벚꽃보다 우리 마을의 풍경을 더 깊이 그려보게 된다. 나는 예전부터 백운광장(白雲廣場)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 나간 다섯 개의 큰 도로, 그 1km 구간에 벚꽃나무를 정성껏 심자고 남구청(南區廳)에 제안(提案)해 왔다. 이곳에 화사한 벚꽃길이 조성된다면 광주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는 확신(確信)이.. 이전 1 2 3 4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