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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문학

어머니 사랑과 AI 시대

창밖으로 쏟아지는 오월의 싱그러운 햇살이 온 누리를 비추는 오늘은, 세상의 모든 자녀가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되새기며 가슴 한편에 붉은 카네이션을 정성스럽게 달아드리는 참으로 복된 어버이날이자 우리 가슴 속의 영원한 등불인 어머니를 생각하게 하는 날입니다. 길가마다 가득하게 피어난 꽃향기는 우리로 하여금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가족이라는 이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삶의 거친 풍파(風波) 속에서도 묵묵히 버팀목이 되어주셨던 어머니의 굽은 등과 거친 손마디를 다시금 바라보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人工知能)이라는 거대한 디지털의 물결이 우리 삶의 깊숙한 곳까지 밀려들면서, 역설적이게도 가장 가까워야 할 모자(母子) 사이의 거리는 마치 닿을 수 없는 평행선처럼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서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오늘날의 안타까운 자화상입니다. 손안의 작은 기계가 모든 질문에 답을 해주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까지 흉내 내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작 어머니의 깊은 눈빛 속에 담긴 말간 진심과 주름진 손등 위에 배어있는 세월의 흔적을 읽어내는 법을 우리는 점차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깊이 성찰(省察)하게 됩니다.

 

어머니의 날이 시작된 유래를 되짚어보면 20세기 초 미국 버지니아주의 안나 자비스라는 여성이 자신의 어머니를 추모(追慕)하며 시작된 작은 움직임에서 비롯되었는데, 그녀의 어머니는 평생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어머니들의 우애를 다지는 데 헌신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안나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생전에 가장 좋아하셨던 하얀 카네이션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며 어머니의 날제정을 눈물로 호소하였고, 이러한 지극한 정성(精誠)이 결실을 보아 1914년 미국 국회에서 정식 기념일로 선포된 것이 오늘날 전 세계로 퍼져나간 숭고한 사랑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56년 전쟁 직후의 황폐한 환경 속에서 오로지 자식만을 위해 가정을 지키고 헌신해 온 어머니들의 눈물겨운 노고를 기리기 위해 처음 어머니날을 지정하였으며, 이후 아버지의 역할 또한 소중하다는 사회적 목소리를 반영하여 어버이날로 개편되었습니다. 마을 활동가로서 이웃과 소통하고 시민기자이자 방송 대표로서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는 저의 삶 또한, 결국 어머니가 몸소 보여주신 정직한 노동의 가치와 타인을 배려하는 따스한 성품을 온전히 물려받아 그 뒤를 묵묵히 따르고 있는 과정이기에 오늘 이 기념일이 지닌 공동체(共同體)적 가치는 더욱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초고속 통신망이 온 세상을 연결하고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상을 대신해 주는 편리함을 얻었지만, 정작 어머니와 마주 앉아 갓 지은 밥 한 끼를 나누며 나누는 소박한 대화의 온기(溫氣)는 점점 식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는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속도는 빨라졌을지 몰라도 어머니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외로움과 고독을 알아채는 공감(共感)의 속도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에 묻혀 어머니의 낮은 한숨 소리를 듣지 못하고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가슴 깊이 반성해 보게 됩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정교한 문장으로 부모님께 드릴 감사 편지를 대신 써준다 한들, 서툰 글씨로 눌러 쓴 자녀의 손편지에 담긴 진심어린 떨림과 눈물 자국까지 복제할 수는 없으며, 기계적인 음성이 아무리 다정하게 들릴지라도 자녀의 목소리 한 자락에 가슴 벅차오르는 부모님의 희열(喜悅)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진정한 효도(孝道)의 의미는 기술의 화려함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 다정한 목소리와 따뜻한 손길, 그리고 그분들이 평생을 일궈놓은 터전 위에서 우리가 올바른 시민으로 성장해 나가는 건강한 모습 속에 깃들어 있는 법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달아드리는 카네이션 한 송이가 단순한 꽃의 화려함을 넘어 세대 간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우리 사회 곳곳에 소외된 어르신들의 시린 마음까지 보듬을 수 있는 사랑의 불씨가 되어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영원히 타오르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사람의 온기는 오직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가장 귀한 선물이기에, 인공지능 시대일수록 우리는 더욱 아날로그적인 감성으로 어머니의 손을 가만히 맞잡고 그분이 걸어오신 희생(犧牲)의 길에 대해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려야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부모님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恩惠)는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어 그 끝을 가늠할 수 없기에, 오늘 하루만이라도 차가운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부모님의 맑은 눈을 바라보며 사랑한다는 고백을 전하는 따뜻한 시간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우리가 부모님께 드리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그분들에게 세상 무엇보다 귀한 보약이 될 것이며, 이러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우리 마을과 사회를 더욱 따스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희망의 씨앗이 되어 대를 이어 찬란하게 피어날 것이라 확신하며 이 글을 맺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