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안목(眼目)을 믿으며-
정치(政治)의 계절이 돌아오면 거리마다 나붙는 수많은 현수막과 구호 속에서 우리는 종종 본질(本質)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정치는 결코 정치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그들이 만드는 무대 위에서 구경꾼으로 머물러서도 안 됩니다. 좋은 정치는 결국 좋은 시민의 눈에서 시작되고, 그들의 매서운 안목(眼目)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때 비로소 완성(完成)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오랫동안 극복하지 못했던 지연(地緣), 학연(學緣), 혈연(血緣)이라는 낡은 고리는 우리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障壁)이었습니다. "아는 사람이니까", "고향 후배니까"라는 온정주의(溫情主義)적 사고는 공정(公正)해야 할 선택의 기준을 흐리게 만들고 무능한 권력을 양산해왔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연고주의(緣故主義)를 과감히 떨쳐내고, 오직 후보자의 역량과 가치관만을 살피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시민의 역량(力量)이란 단순히 투표용지에 기표하는 행위를 넘어, 후보자가 내건 공약이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꿰뚫어 보는 힘입니다. 사회복지(社會福祉)의 관점에서 소외된 이웃을 진심으로 살피는 일꾼인지, 아니면 자신의 영달(榮達)을 위해 잠시 고개를 숙이는 위선자인지 가려내야 합니다. 매의 눈으로 후보자의 과거와 현재를 살피는 시민들이 많아질수록 정치는 긴장하며 주민의 눈치를 보게 될 것입니다.
좋은 시민은 감언이설(甘言利說)에 현혹되지 않고, 우리 지역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하며 정책(政策)을 제안하는 능동적인 주체입니다. 마을 활동가로서 현장을 지키고 시민기자로서 진실을 기록하는 그 뜨거운 열정이 모여, 정치를 바꾸는 거대한 물줄기를 형성(形成)합니다. 내가 행사하는 한 표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결정한다는 엄중(중(嚴重)한 책임감이 바로 민주주의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입니다.
지연과 학연을 뛰어넘어 오직 '공익(公益)'이라는 잣대로 후보를 검증(檢證)할 때, 우리 사회는 비로소 연고의 늪에서 벗어나 도약할 수 있습니다. 학벌이나 문중(門中)의 배경이 아니라, 그가 가진 도덕성과 전문성 그리고 주민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합니다. 이러한 시민의 높은 안목은 정치인들이 스스로 자성(自省)하게 만들고, 실력으로 승부하는 공정한 정치 풍토(風土)를 조성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정치(政治)가 복지(福祉)를 통해 홍익(弘益)을 실현하는 길은 시민들의 깨어 있는 감시와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이상(理想)입니다. 우리는 후보자들이 내뱉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숨은 실천(實踐) 의지를 확인해야 하며, 당선 후에도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끝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시민의 역량이 정치를 견인(牽引)할 때, 비로소 정치는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을 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게 될 것입니다.
대동세상(大同世上)을 향한 여정은 누구 한 사람의 영웅적인 결단이 아니라, 이름 없는 수많은 시민의 지혜로운 선택이 모여 만들어지는 길입니다. 지연의 벽을 허물고 학연의 굴레를 벗어던진 시민들이 손을 맞잡을 때, 우리 지역의 정치는 비로소 건강한 생명력(生命力)을 얻게 됩니다. 좋은 시민이 대접받는 사회, 그들이 선택한 지도자가 주민을 섬기는 사회가 바로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모습입니다.
결국 좋은 정치는 좋은 시민의 가슴 속에서 잉태(孕胎)되어 투표함 속에서 태어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시 한번 상기(想起)해야 합니다. 홍익인간의 대의를 가슴에 품고, 소외된 이 없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시민의 저력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의 밝은 안목이 우리 지역에 복지의 꽃을 피우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승리(勝利)를 가져오는 찬란한 이정표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