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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털어버리자 풍암호수에

한백사랑 2025. 1. 21. 21:41

날씨마저 어스름했다. TV에서는 비상계엄과 내란사건으로 극우 골수 세력들이 법원을 난입하는 소요사태로 어수선해서 마음을 달랠 겸 터벅터벅 풍암동 풍암호수 산책로를 갔다.

풍암 호수는 흐릿한 물이 넘실거리며 만수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TV에 지친 마음을 달래려는 듯 조용하게 걷고 있었고 어떤 분은 핸드폰으로 방송을 들으면서 큰일 났다고 걱정을 했다.

 

법원이 짓밟혀서도 모정당에서는 난장판을 만든 그들을 부추기고 경찰을 탓하는 그런 경우를 보고 법치가 무너는 것을 보고도 난동자들을 두둔하는 정치집단을 나무랐다. 어떤 사람들은 내란 우두머리를 두둔하는 것은 법치에 어긋나지 않는지 자기들끼리 내란사건과 법원 난입사건으로 심심한 입을 즐기고 있었다.

 

정치사회만큼이나 하늘이 흐리다.

나는 법치국가에서 탄핵된 대통령은 꼭 헌법재판소에서 법리에 따라 파면될 것이라 생각하면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돌멩이로 물가에 던졌다. 돌은 제비처럼 물을 가르면서 저 멀리 날아갔다. 기분이 좀 좋아졌다.

풍암동 호수는 30M 정도 가는 곳마다 시가 게시되어 있어서 피곤한 몸을 잠시 지체하며 읽어보는 즐거움과 시에 빠져드는 감성 등이 어울려 신바람이 났다. 산책로에 시가 이렇게 있어서 심신의 회복제가 될 수 있어서 고마웠고 시인들에 감사했다.

산에 오르는 산책길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있었는지 반질반질하였다. 사람의 발길이 참 무섭다는 것을 알았다.

풍암동 저수수 옆에 제일 상봉

발길은 가는 사람마다 필요해서 갔을 것이다. 대학학과도 아무리 좋은 학과라 하드라도 학생들이 필요하지 않은 학과는 없어질 것이고 필요한 학과가 또 생길 것이다.

지금 이 산책로도 산책하는데 장애가 된다면 돌아 갈 것이고 사람이 발길을 끊으면 초목의 생장으로 길은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 길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심신의 단련과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서 오늘도 내일도 걸어갈 것이다.

 

하늘을 찌르는 푸른 소나무가 많이 산을 덮고 하늘을 가리고 있다. 송진 냄새가 겨울에도 물씬 거리는 데 봄 여름에는 코를 찌를 것 같다. 그 거대한 소나무 가지도 바람에 산들거린다. 바람이 분다고 나그네에게 감기들 것 같으니 옷깃을 여미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참나무의 거대한 몸둘레는 한아름도 넘는다. 울창한 나무들은 누가 가꾸지도 않았건 제가 알아서 이렇게 훌륭하게 자랐다.

언덕 흙을 보호하는 상사화 풀

그러나 한 쪽에서는 아파트 건설로 산을 파해져 붉은 황토가 평야처럼 펼쳐진다.도시의 허파를 파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광주는 지금 녹화사업은 보이지 않고 여기서 저기서 녹지훼손에 앞다퉈 난도질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탄소중립화 기일이 20250년인데 파헤치는 녹지가 너무 안타깝다.  

이렇게 산을 2번 반복해서 오르내리고 호수 산책로를 3번 돌고 집에 오니 26,000보를 걸었다. 그러나 군왕봉을 갔다올 때보다는 많이 걸었지만 몸은 거뜬했다.

찌뿌한 날씨로 수경이 선명하지 않다.